사람을 만날 때도 인상이 좋으면 왠지 계속 보고 싶고 더 알고 싶은 것처럼, 브랜드도 보여지는 이미지가 좋아야 눈길이 가고 구매까지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인상이 좋아서 호감을 가졌더라도 만나면서 실망하는 사람이 있고 더 좋아지는 사람이 있듯이 브랜드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예쁜 외관과 이미지만이 아닌 소비자에게 실제적인 효용과 사용 시 만족을 줄 수 있어야 인기 있고 오래 가는 브랜드가 될 수 있습니다.
앳홈의 디자이너는 바로 이 브랜드의 외적인 이미지부터 사용하면서의 만족까지 그 어려운 것을 모두 이뤄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는 분들입니다. 이번에는 브랜드의 시각적인 매력을 넘어 장기적으로 브랜드의 효용과 가치를 높여 나가고 있는 앳홈의 디자이너들을 만나봤습니다.
Q. 디자이너 세 분 각자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홍유나: 저는 7년차 디자이너로 이전에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근무하면서 브랜딩에서부터 광고·포스터·편집부터 패키지 및 공간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의 전 영역을 거의 다 경험했어요. 그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앳홈의 요리가전 브랜드 ‘키첸’의 디자이너로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유지원: 저는 디자인 에이전시와 뷰티 브랜드에서 7년 정도 브랜딩 업무를 전문으로 했고요, 현재는 올 4월에 출시한 앳홈의 자체 개발 첫 화장품인 선케어 브랜드 ‘헬로힐리오’의 디자이너로서 용기, 퍼프를 포함한 패키지 디자인부터 자사몰 관련 웹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모든 것들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조세훈: 저는 계절가전 제품의 디자인부터 생산, 품질 등을 관리하는 업무까지 주로 가전영역에서 14년 정도 일했고요, 지금은 앳홈에서 상품기획과 산업디자인을 겸하면서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에서 나아가 제품의 개별 기능을 구현하고, 품질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까지 맡고 있습니다.
Q. 디자이너의 구체적인 업무는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시는지요?
유지원: 패키지가 마음에 들어서 어떤 제품을 구매했는데 막상 사용해보니 제품력에 실망했던 적이 다들 한 번씩 있으실 거예요. 이처럼 패키지가 매력적이라면 구매 후보군에 올라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고려 대상에조차 올라가지 못하게 됩니다. 제품력이 우수한 앳홈의 제품들이 매력적인 비주얼로 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또 선택받을 수 있도록 제품에 맞게 어울리는 옷을 입혀주는 것이 저의, 그리고 앳홈 디자이너들의 역할이죠.
조세훈: 저는 현재 앳홈에서 상품기획과 디자인, 개발을 겸하고 있습니다. 제품의 외관을 꾸미는 단계를 넘어 사용자의 환경과 각 제품이 갖는 본질을 연구하며 상품이 소비자와 만나기까지의 전 과정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각 브랜드의 BM 및 유관부서와 깊은 논의를 통해 제품을 기획하며 물리학적, 기구적 요소를 반영하여 제품의 사양을 확정합니다. 이후 디자인부터 개발까지 각 단계별로 구성원들과 이슈를 찾고 문제를 해결하며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드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홍유나: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장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시각적인 요소, 즉 ‘보여지는 이미지’라고 생각해요. 그 브랜드가 갖고 있는 컬러감, 이미지, 톤 앤 매너, 서체 등을 통해 굳이 말로 설명해주지 않아도 브랜드에 대한 특정한 경험을 하게 되고 기억하게 되잖아요. 그런 것처럼 바로 브랜드의 비전과 가치를 시각적으로 구축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브랜드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도록 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업무이자 역할이라고 봐요.
Q.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과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조세훈: 제품을 출시하고 판매량이 높으면 물론 기분이 좋고 뿌듯하지만, 저는 그것보다 우연히 들렀던 장소에서 소비자가 제가 의도했던 콘셉트와 디자인에 공감하며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굉장히 반갑고 보람 있더라고요. 한 사람의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제품을 만드는 일을 하는 만큼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그만큼의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어려운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디자인부터 개발, 품질에까지 참여하다 보니 유관부서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의견을 조율해 나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어요. 디자이너로서 나의 생각만 고집하지 않고 타 부서들의 아이디어를 합리적으로 반영하면서 디자인적 심미성까지 제품에 녹여내는 것이 어려우면서도 가장 중요한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제품을 개발하기까지의 과정은 마치 매운 음식을 먹는 것과 같지 않나 싶어요. 먹을 때는 고통스럽지만 막상 먹고 나면 개운하고 청량감이 느껴지잖아요. 그것처럼 과정은 힘들지만 막상 제품을 론칭하고 나면 얻어지는 엄청난 희열과 성취감이 있기에 어려움을 견딜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홍유나: 디자이너는 프로젝트의 최종 아웃풋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부담감과 동시에 성취감도 큰데요, 아무래도 직접 제작한 디자인이 팀원은 물론 대중으로부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한번은 유명 아티스트의 앨범 작업을 함께하며 대중에게 많은 관심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 프로젝트로 ‘iF디자인어워즈’에서 수상까지 하면서 아주 행복했던 기억이 있어요. 반면에 디자인은 지극히 주관적인 영역이라 하나의 디자인을 놓고도 각자 다른 의견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디자인을 도출해야 한다는 점이 어려운 부분이면서도, 또, 디자이너의 숙제이지 않을까 싶어요.
유지원: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진정성 있는 뷰티 브랜드를 A-Z까지 브랜딩해서 시장에 출시했다는 것에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그동안 여러 뷰티 브랜드를 경험하면서 타 브랜드에서는 빠르게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면 앳홈은 조금 느리더라도 소비자 관점에서 불편요소를 찾아내고 그것을 반드시 해소한 제품을 출시해요. 이번 헬로힐리오도 작게는 테이프가 필요 없는 택배박스인 이지박스와 FSC(Forest Stewardship Council; 국제산림관리협의회) 인증을 받은 친환경종이를 사용한 점부터 크게는 원터치 및 에어리스 용기를 도입해 소비자의 사용 편의성과 위생 만족도를 높였어요. 어려운 점은 없는데, 고민되는 점을 꼽자면 새롭게 시작하는 브랜드인 만큼 이렇게 우수한 제품을 어떻게 알릴까 하는 점이에요. 경험해보면 만족할 수밖에 없는 제품인 만큼 샘플 이벤트를 하는 등 앞으로는 저희 브랜드를 많은 분들께 널리 알리는 데 매진하려고 합니다.
Q.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고 업무 스킬 업그레이드를 위해 노력하시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홍유나: 디자인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실무 역량은 맡은 브랜드와 프로젝트에 대한 높은 이해도라고 생각합니다. 전하고자 하는 콘셉트와 메시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임팩트 있는 디자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고, 그저 디자인만 예쁘게 하는 디자이너가 아니라 기획력을 갖추고 큰 그림을 볼 줄 아는 밑바탕이 있어야 구현하고자 하는 그래픽에 힘이 실리고 보다 창의적인 작업이 가능하죠. 그래서 저는 주로 브랜드의 성공 사례들을 찾아보며 케이스 스터디를 하는 편이고,또, 트렌드에 민감한 직무이다 보니 전시나 팝업, 아카이빙 사이트를 통해 최대한 많은 레퍼런스들을 보고 배우고자 합니다.
유지원: 디자이너는 어떤 아이템을 어떻게 디자인해야 타깃으로 하는 고객층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가를 항상 고민해야 하는 직업인데요, 경쟁 제품들 속에서 우리 제품이, 우리 페이지가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디자인 툴 외에 3D나 스케치 툴 등 다양한 그래픽 툴을 익히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봐요. 그 일환으로 저는 앳홈 교육비 지원 제도를 이용해서 3D툴 강의를 수강 중이고요, 도서 지원을 통해 아이패드 3D 모델링도 독학하고 있습니다.
조세훈: 제가 생각하는 디자이너의 자질은 ‘문을 여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로서 계속적으로 새로운 형태와 컬러 등 다양한 도전을 해야 발전이 있는데, 사실 그건 하나의 문을 여는 것과 같거든요. 언뜻 쉬워 보이지만 사실 가보지 않은 길을 가기 위해 문 앞에 서는 건 누구에게나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문을 열어야 도전할 수 있고 또 그에 따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문을 열 수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저는 디자이너지만 유체역학이나 인체공학 같은 공학에도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는데요, 이것 또한 문을 열기 위한 기초 지식을 쌓는 과정이에요. 공학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그것을 토대로 사용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제품을 디자인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디자이너로 일하시기에 앳홈만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조세훈: 앳홈은 자유도가 굉장히 높아요. 그만큼 디자이너가 본인이 생각한 디자인을 마음껏 펼치면서 많은 실험을 할 수 있고 또 그것을 통해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또, 다양한 시도에 대해 비난하거나 탓하지 않고 오히려 격려하고 발전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 문화도 디자이너가 자신감을 갖고 일하는 데 최적의 환경인 것 같아요.
홍유나: 보통 디자이너가 실험적이거나 도전적인 디자인을 내놓으면 회사에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기 마련인데, 앳홈은 디자이너의 안목과 의견을 적극 신뢰하고 브랜드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 도전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문화라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또, 수평 문화 안에서 누구의 관리나 지시를 받기보다 각자 맡은 업무를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책임감 있게 구현할 수 있는 구조라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지원: 패키지, 웹 등 디자인뿐만 아니라 마케팅이나 제조 등 여러 분야에 함께 참여하고 배우면서 성장할 수 있어서 디자이너로서 더 풍부한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는 점이 앳홈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또, 디자인 장비 등 업무 환경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시차 출퇴근제, 교육비 지원 등 세심한 복지제도 덕분에 아주 만족하며 다니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유지원: 앞으로 어떤 브랜드를 담당하더라도 소비자의 불편을 정확히 개선하고 차별화된, 독보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려고 하고요, 지금 맡고 있는 헬로힐리오 또한 브랜드의 비주얼적인 매력과 제품의 강점을 소비자에게 잘 전달해서 대형 브랜드로 키우고 싶습니다. 동시에 모든 구성원이 행복하게 다닐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조세훈: 철학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모두에게 이로움을 주는 제품’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예요. 사실 저와 같은 제품 디자이너들은 환경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제품디자이너는 어떻게 보면 하나만 있어도 되는 제품을 다양하게 디자인하고 양산해 환경을 파괴하는 것에 일조하고 있다고 보거든요. 그렇게 환경에 영향을 주며 제품을 만든 만큼 누구보다 환경을 지키는 일에 앞장서야 하죠. 플라스틱 사용 등 친환경적인 소재를 적용하고 불필요한 성능과 디자인 요소를 덜어내는 등 자연을 지키고 아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인간과 환경을 회복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게 디자이너로서 저의 포부이며 목표입니다.
홍유나: 브랜드 디자이너로서 ‘키첸’이 새로운 브랜드 가치를 입고 대중에게 더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큰 계획이에요. 현재 ‘요리가전’이라고 했을 때 국내에서 뾰족하게 두드러지는 브랜드가 없는데, 키첸이 요리가전계의 대명사가 될 수 있도록 브랜드 정체성을 단단하게 구축해 나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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