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무엇도 아닌 디자인이 맘에 들어서 특정 브랜드를 선택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브랜드 선택에 있어 성능도 성능이지만 그 브랜드가 가진 고유의 색상, 폰트, 모양, 소재 등 시각적 요소가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하나의 브랜드는 곧 그 브랜드의 디자인으로 인식된다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앳홈은 특히 가전·침구·식품·화장품·홈트레이닝 용품까지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타사보다 디자인팀의 역할이 크고 업무 범위가 넓은데요, 이번에는 디자인의 각 영역을 넘나드는 것은 물론, 디자인을 넘어 브랜드를 키워 가고 있는 앳홈 디자인팀을 만나봤습니다.
Q. 본인 및 디자인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송이슬: 앳홈 디자인팀장 송이슬입니다. 10년차 디자이너로, 앳홈에 합류한 지는 만 3년 정도 됐습니다. 앳홈 디자인팀은 총 5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 2~3개의 브랜드를 맡고 있습니다. 업무는 크게 각 브랜드 및 상품 전략에 맞춰 온/오프라인의 모든 시각적 산출물을 디자인, 관리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브랜드가 긍정적으로 각인될 수 있는 요소들을 개발하고, 아이덴티티가 일관되게 유지되도록 관리함으로써 심미적 만족감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A. 구인혜: 디자인팀에서 슬리필로우와 자몬스, 그리고 내년 출시 예정인 홈트레이닝 브랜드를 맡고 있는 구인혜입니다. UX/UI 디자이너와 제품 디자이너는 별도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어, 저희 디자인팀은 각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전략, 방향 등을 총괄하는 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세부적으로는 각 브랜드 BI, 패키지, 인쇄물부터 제품 촬영 기획 및 브랜드 상세페이지 제작, 브랜드 관련 다양한 프로모션과 프로젝트에 필요한 모든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보통 한 가지 분야만 맡아서 진행하는 타사 디자인팀과는 다르게 앳홈은 한 명의 디자이너가 제품, 패키지, 촬영, 웹디자인 등에 이르기까지 브랜드의 모든 시각요소를 총괄한다는 것이 독특한 것 같습니다. 앳홈 디자인팀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송이슬: 디자이너는 보통 자신의 전문 분야만 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하지만 앳홈은 스타트업이고 브랜드가 다양하기 때문에, 각자 맡은 브랜드에서 요구되는 디자인을 기획부터 실제 작업까지 빠르게 소화하고 나아가 그 브랜드를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앳홈 디자인팀은 디자인 기술을 가진 기술자로서의 역할을 한다기보다 정해진 방향에 맞춰 고객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어떻게 각인시킬지 전체적인 부분을 기획하고 설계하는 팀이에요. 그러다 보니 디자인 결과물을 컨펌해줄 ‘상사’ 혹은 ‘대표님’의 기준에 맞춰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 자신이 책임과 권한을 갖고 철저히 고객이 환호할 수 있는,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디자인을 한다는 게 특별한 점이죠. 단순히 예쁜 디자인을 하는 게 아니라 고객을 설득할 수 있는 디자인, 고객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디자인을 하기 위해 디자이너 스스로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해요.
A. 구인혜: 일 욕심이 많은 디자이너에게 앳홈만큼 딱 맞는 회사는 없을 것 같아요. 다양한 디자인 분야를 경험할 수 있는 건 물론이고, 디자인만이 아니라 브랜드 아이데이션에서부터 전반적인 비주얼 기획까지 브랜드에 연관된 업무를 포괄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점이 특별한 것 같아요. 또, 경력이나 직책 등에 상관없이 각자 맡은 브랜드는 철저히 각자의 디자인 역량으로 작업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책임감과 동시에 업무에 대한 열의를 더 높여주죠.
Q. 디자인 업무를 진행하면서 어려움을 느꼈던 순간이나 보람 있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였나요?
A. 송이슬: 미닉스 미니 건조기를 PRO 모델로 업그레이드할 당시 협업부서 분들과 고객이 올려주신 리뷰를 보면서 불편사항 및 니즈를 분석하고 기능 테스트를 진행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디자이너가 왜 기능 테스트까지 진행하지?’ 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사실 고객의 불편을 적극적으로 파악하는 일은 특정 부서의 역할이 아니라 앳홈 구성원 모두가 가져야 할 기본 소양이자 역할이거든요.
미닉스 MD, 마케터 분들과 여러 차례 미팅을 하고 직접 고객 입장이 되어 의류 및 수건 등을 건조해보면서 빠르게 건조되는 강력 모드와 안전하게 건조되는 울/섬세모드를 추가할 수 있었어요. 새롭게 선보인 2가지 색상도 많은 분들의 니즈를 바탕으로 함께 고민하고 시도해보면서 나온 결과물이죠. 일련의 과정에서 이런 노력이 더 좋은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걸 피부로 느꼈어요. 또, 그렇게 탄생한 미닉스 프로 모델이 큰 사랑을 받아서 더 보람이 있었습니다.
A. 구인혜: 아무래도 앳홈 디자인팀의 업무 범위가 넓다 보니 가끔은 처음 해보는 일도 있어요. 그럴 때면 처음에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고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해요. 하지만 디자인팀원 분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브랜드팀 구성원들과 협업하며 하나하나 이뤄 나가다 보면 잘 진행하게 되는 것 같아요. 특히 브랜드의 런칭이 다가오면 엄청 바쁘고 정신이 없는데, 막상 런칭을 하고 주위 분들이 고생했다고 말해주면 정말 뿌듯해요.
여러 브랜드 중에서도 베개 브랜드 슬리필로우를 기획 단계부터 맡아서 진행하다 보니 가장 애착이 가고 하나하나 다 기억에 남아요. 한번은 베개에 부착하는 택을 발주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어 엄청 당황했었거든요. 굉장히 걱정하면서 대표님께 이 상황을 말씀드렸는데, 지금 너무 고생하고 잘해주고 있으니 회사가 휘청할 만큼의 큰 실수가 아니면 너무 연연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해주시더라고요. 그 말이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저에게 큰 위로가 됐어요. 그 뒤로 모든 일에 더 자신감을 갖고 임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Q. 디자인팀에 추가 채용이 진행 중인데요, 디자인팀 담당자에게 필요한 자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송이슬: 내가 이디자인을 하는 이유와 목적,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시는 분, 곧 ‘진정성’과 ‘능동성’을 토대로 디자인하는 분들이 앳홈에 맞는 분들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야 디자인을 소비하는 대상인 고객을 중심으로 사고하면서 “이게 왜 좋지?” ”왜 열광하지?” “왜 필요하지?” 하는 의문을 갖게 되고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하려는 해결 의지와 실행력도 뒤따라올 거라 생각하거든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업무를 리드하는 리더십도 갖게 되고 업무 시 필요한 소양이나 스킬들도 체득하게 될 것 같아요.
또 하나는 디자인팀의 손길을 거치지 않는 영역이 없다 보니 브랜드, 마케팅, 세일즈 등 다양한 팀과 협업하면서 디자인팀원 분들의 의견이 여러 분야에 녹여질 때가 많은데요, 가끔 “디자이너가 이런 것까지 해야 돼?”라고 느껴지실 수도 있을 정도로요. 하지만, 디자이너가 그 속성과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면 결국 내실 없이 겉보기에만 그럴싸한, 완성도가 떨어지는 디자인을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디자인에만 국한되지 않고 브랜드에 관련된 전 업무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브랜드팀 분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분이면 좋을 것 같아요.
A. 구인혜: 아무래도 한 분야가 아닌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는 데 두려움이 없고 언제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무엇이든 배울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는 분이 앳홈에 맞는 분일 것 같아요. 무엇보다 현재에 안주하기보다 더 발전하고자 하시는 분이라면 지금 빠르게 커지고 있는 앳홈에서 더 만족하며 일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디자이너로 일하기에 앳홈은 어떤 회사인가요?
A. 송이슬: 보통 하나의 브랜드가 있으면 전체를 담당하는 브랜드 매니저가 있고 디자이너는 디자인에만 국한된 업무를 하게 되는데, 앳홈은 디자이너, 브랜드 마케터, 콘텐츠 마케터, 상품기획자 등 다양한 팀원들이 브랜드팀을 이뤄서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구조예요. 그 안에서 세부적인 업무 분장은 있지만, 브랜드를 성장시킨다는 공통의 목표 아래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고 좋은 의견은 바로 반영하면서 빠르게 움직이죠. 디자이너가 콘텐츠에 대한 의견을 주기도 있고, 반대로 콘텐츠 마케터가 디자인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기도 해요. 브랜드팀 전원이 함께 브랜드를 만들어 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들 담당하는 브랜드를 내 자식, 내 새끼라고 할 정도로 애착이 강해요.
이런 업무 방식을 토대로 디자인만 고민하는 게 아니라 진짜 브랜드가 커지려면 뭘 해야 할지를 고민하면서 더 크고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고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A. 구인혜: 맡은 직무에만 갇혀 있지 않고 다양한 비주얼 작업을 도맡고 싶다 하는 분들에게는 주인의식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주인의식이 있다 보니 더 치열하게 고민하게 되고 그만큼 좋은 결과를 내게 되는 곳이기도 해요. 한번은 키첸 진공블렌더 상세페이지를 디자인하면서, 장점 중의 하나인 35,000 RPM(1분 동안의 회전수)을 잘 표현하고 싶어서 이과 출신 친동생에게 ‘RPM’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물어보면서 디자인했어요. 제품의 특장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디자인한 덕분인지 소비자 반응이 아주 좋았죠. 단순히 보기에 좋은 디자인이 아니라 본질을 꿰뚫는 디자인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앳홈은 디자이너로서 더 성장할 수 있는 곳인 것 같아요.
Q. 앳홈 안에서 앞으로의 계획이나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송이슬: 제품이 ‘first’가 되어 브랜드가 알려지는 것이 아닌 브랜드가 ‘first’가 되어 제품을 알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즉, 미닉스 식기세척기라고 하면, 식기세척기를 검색하다가 미닉스 브랜드를 인지하고 구매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미닉스라는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좋은 이미지로 각인되어 미닉스 안의 제품들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또 하나는 앳홈의 모든 브랜드가 고객 분들께 만족과 행복을 드리고 폭발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이자 꿈입니다.
A. 구인혜: 지금도 다양한 브랜드의 디자인 업무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고 더 많은 분들과 협업하면서 역량을 더 넓혀 나가고 싶어요. 그것을 통해 언젠가는 하나의 브랜드를 기획부터 런칭까지 총괄할 수 있는 디자이너 출신 BM이 되는 게 목표예요. 지금부터 다양한 브랜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으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앳홈이 계속 성장해서 그런 기회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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